우리는 흔히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을 보면 모범적이라는 인상을 받아. 반대로 밤늦게 자고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는 사람은 왠지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하지만 이런 인식은 꼭 맞는 말은 아니야. 오히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저녁형 인간의 존재도 충분히 이유가 있어.
인류가 아직 원시 사회에서 살던 시절, 모두가 동시에 잠들어버리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무리를 지킬 수가 없었겠지. 그래서 자연스럽게 일부 사람들은 늦은 밤에도 깨어 있어 경계를 담당했고, 그게 오늘날 ‘저녁형 인간’으로 이어졌다는 설도 있어. 이처럼 인간은 서로 다른 수면 리듬을 통해 공동체의 생존을 도왔고, 저녁형 인간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거야.
현대 사회는 대부분 아침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학교나 회사의 일정이 대부분 아침 일찍 시작하니까, 저녁형 인간들은 거기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아침을 견디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괜히 게으르거나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은 개인의 유전적인 생체 리듬 때문이야. 과학적으로도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은 수면 리듬 유전자에 따라 구분된다고 밝혀졌어. 단순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선천적인 차이라는 거지.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 같은 곳에서는 저녁형 인간들을 위해 근무 시작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해주는 곳도 생기고 있어. 각자의 리듬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개인의 능력을 제대로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걸 점점 인정받는 중이야.
또 재미있는 연구 결과도 있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비판적 사고력’이나 ‘추리력’ 같은 능력에서 더 뛰어난 경향이 있다고 해. 이 능력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나 혁신이 필요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량이야. 결국 이런 능력은 고소득 직업과 연결되기 쉬우니까, 오히려 저녁형 인간이 더 높은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어.
실제로 유명한 저녁형 인간들이 꽤 많아.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진화론의 찰스 다윈, 영국 전 총리 윈스턴 처칠, 음악의 전설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대표적이지. 특히 처칠은 새벽에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으로 유명했어. 이들이 게으르거나 비효율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
물론 아침형 인간이 유리한 면도 있어. 학교처럼 아침에 집중이 필요한 일정에서는 저녁형 인간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거든. 실제로 학업 성취도는 평균적으로 아침형 인간이 저녁형 인간보다 약 8%가량 높다고 해. 하지만 그건 단순히 수업 시간대가 아침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야. 만약 수업이 오후에 시작되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몰라.
성향에 따른 직업적 차이도 있어. 아침형 인간은 공무원, 회계사처럼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업무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저녁형 인간은 창의성과 외향성이 뛰어나 예술가, 작가, 발명가 같은 직업에 어울린다는 연구도 있어. 각자의 성향과 리듬에 맞는 환경을 잘 활용하면 누구든지 자기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거야.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 자신의 리듬을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삶의 방식과 환경을 찾는 거야.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억지로 바꾸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흐름을 인정하고 조율하는 게 진짜 중요한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