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근본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낮은 출산율과 급격한 인구 감소, 극단적인 사회 갈등, 감정적 불안정성과 협력의 부재는 단지 경제적·사회적 요인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그 이면에는 생물학적, 유전적 단일성이 만든 집단적 병목 현상이 존재한다. 한국은 오랜 기간 외부와의 혼혈 없이 단일민족 체계를 유지해 왔고, 이는 자부심의 근거가 되기도 했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유전자 다양성의 부족이라는 심각한 리스크로 돌아왔다. 

유전적 다양성은 인류 생존과 진화를 가능하게 한 핵심 조건이다. 질병 저항력, 면역체계의 복잡성, 정신적 회복탄력성 등은 모두 다양한 유전자가 섞일수록 강화된다. 반면, 단일한 유전자 풀 안에서 반복적으로 후손을 생산할 경우 열성 유전자의 발현 확률은 높아지고, 집단 전체의 생물학적 회복력은 떨어진다. 한국은 이미 그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근친혼은 일반적으로 유전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형제자매처럼 극단적인 근친이 아니더라도, 폐쇄된 유전자 풀 안에서의 반복된 결합은 '준근친' 효과를 일으킨다. 

한국, 일본, 핀란드 같은 고립된 유전 집단에서 특정 유전병의 빈도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이 그 증거다. 한국인의 경우, 선천성 난청, 특정 정신질환, 희귀 신경근육 질환 등이 타 인종에 비해 높은 발병률을 보이며, 이는 낮은 유전적 다양성에서 기인한 결과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심리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집단은 이질성보다 동일성 속에서 더 격렬한 경쟁심, 질투, 배척 본능을 유발한다. 한국 사회가 극단적으로 분열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협력보다는 내부 갈등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구조가 바로 그 증거다. 

이는 단순히 정치, 경제, 문화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는 지금 ‘유전적으로 서로 너무 닮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폐쇄 집단’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갇혀 있다.

이제는 감성적 민족주의나 순혈주의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전적 다양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전통적인 결혼과 출산 경로는 이미 붕괴됐다. 

결혼율과 출산율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며, 이제는 누가 누구와 사랑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고유전적 가치가 있는 정자나 난자를 선택적으로 수입하고 있으며, 인공수정과 유전자검사 기반의 출산이 상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도 이제는 '정자 수입국'이 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아이를 많이 낳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질병 없는 건강한 유전자를 가진 후손을 설계하고, 그들을 사회의 미래 자산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출산 전략이 전환돼야 한다. 고학력, 무질병, 다양한 인종 배경을 가진 유전자 기증자들의 정자나 난자를 합법적으로 수입하고, 미혼여성이나 비전통가족에게 출산 보조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감성적 반발은 분명 있을 것이다. ‘사람을 고른다’, ‘생명을 선택한다’는 윤리적 프레임이 작동할 것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지금 한국 사회는 그런 감성을 유지할 여유조차 없다.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다. 

감성보다 구조가 중요하고, 자존심보다 유전자가 우선이다. 무너진 출산율, 고립된 유전자 구조, 극단화된 사회 분열… 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다양한 유전자의 유입’이라는 단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된다. 

더는 늦기 전에, 한국은 스스로의 생물학적 병목을 인정하고, 외부 유전자를 받아들이는 개방적 생식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유일한 생존 로드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