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들고 여고생이 노래 부르는 모습, 그게 내가 아이유 팬이 된 시작이었다.
그때가 2008년인가, 아이유가 첫 데뷔 무대로 방송에 나왔을 때였지.
노란색 체크무늬 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기타 하나 메고 서서 미아를 부르는데, 솔직히 충격적이었어.
당시에는 아이돌 그룹이 대세였거든.
화려한 퍼포먼스, 춤, 비주얼 이런 거 중심이었는데, 갑자기 풋풋한 여고생이 기타를 치면서 서정적인 발라드를 부르다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을 거야.
근데 이상하게 눈길이 계속 가더라.
노래가 끝나고 나서도 그 목소리와 분위기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
그때는 아이유가 무명이었고, 사람들이 "이런 노래로 과연 뜰까?" 같은 말도 많이 했었거든.
나도 솔직히 그게 궁금했어.
근데도 뭔가 묘하게 끌리더라.
가수로서의 가능성이랄까, 아니면 그 어린 나이에 느껴지는 진솔함 때문이었을지도 몰라.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가 점점 유명해지기 시작했지.
좋은 날 노래로 대박을 치고, 삼단 고음으로 다들 놀라면서 진짜 대세가 됐거든.
근데 나한테는 여전히 그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던 데뷔 시절 모습이 제일 강렬하게 남아 있다.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그때의 순수함이 아이유의 본질 같다고 생각해.
여전히 팬이지만, 나한테는 그 데뷔 시절의 느낌이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
엄청 롱런했지.